2020년 10월 24일

[기고] 일본 고등학교 미술교육 국제교류 탐방기

서울미술고(교장 이장복)는 지난해부터 국제 교류를 통해 학생들의 국외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국외 미대유학 담당으로  미국 미대 유학파 출신의 유능한 교사를 채용했다. 이후 국외 대학 관계자가 본교에 방문해 직접 대학 진학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미국 미대진학을 위한 미래교육지원센터 내에 국제반을 신설해 공통 프로젝트와 개별 프로젝트로 구성된 주제 중심의 미술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있다. 또한 유학생활 영어 패턴의 학습과 미술용어 학습, 미술과 연계된 회화 수업도 병행해 하고 있다. 향후 미국 미대진학을 지원하기 위해서 입학사정관 특강, 미국대학을 초청해 서울미술고에서 학생들이 해외 대학 진학 상담과 자신의 작품을 직접 평가 받아 볼 수 있는 ‘포트폴리오 데이’도 개최할 계획이며 올해부터 발행한 미대유학 최신정보지를 지속적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진행된 일본 카미야베고와 서울미술고 학생들과의 도쿄 국립 신미술관에서의 공동전시를 시작으로 일본지역의 미술 고등학교와 공동전시회 개최를 비롯해서 교육과정 교류, 양국 학교탐방, 교사 간 미술교육 국제포럼 개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교류를 강화할 예정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지난 6월 4일(일) ~ 5일(월) 1박 2일간 국제 유학 담당 김기현 선생님과 함께 한 일본 미술관련 고교 탐방 등 국제교류 관련해 진행한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일본 국제교류 투어는 한마디로 빡빡하게 진행된 일정이었다. 6월 5일(일) 새벽 5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인천공항 6시30분 도착, 항공티켓 발급하고 수속 끝내고 나니 공항에서 그나마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아침을 따뜻한 커피와 햄버그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해결했다. 이때까지는 그래도 여유로웠다. 나리타공항으로 떠나는 8시 30분 제주항공 탑승,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인천 공항 풍경이 선명하다. 잠시 눈을 붙이니 금방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도쿄가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한 참을 걸어서 지하철 티켓을 구매하고 양국 학생 전시회 장소와 가까운 도쿄 긴자로 이동했다. 도쿄 지하철은 서울보다 훨씬 복잡하고 올해 전에 지어져서 그런지 지하철이 좁고 모든 면에서 서울지하철보다 노후화된 것 같다. 이번 일본 국제교류 투어 전체 비용의 반 이상을 지하철 교통비로 쓸 정도로 많은 거리를 지하철과 택시, 도보로 이동하는 등 지하철, 택시 탄 시간과 중간에 환승을 위해서 발에 불이 나게 걸어 다닌 것이 힘들었지만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도쿄 긴자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ITOYA 문구점

 

 ITOYA 문구점 동일한 칼라로 브랜드 통합한 문구들

 

긴자(銀座)는 중앙거리와 하루미 거리가 교차하는 교차로, 긴자를 상징하는 시계탑이 있는 와코 백화점,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긴자 미츠코시 백화점, 츠타야 서점이 있는 긴자식스(GSIX) 등 유명한 건물이 많은 곳이다. 긴자역에 12시쯤 도착해 근처 여섯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일본 라멘 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다. 도쿄 국립 신미술관에서 공식 행사 시간까지 약간의 시간이 있어서 Itoya 문구점을 들었다. 서울미고에서 학생과 교직원 복지 차원에서 올해 기획해서 새로 오픈 예정인 학교매점과 커뮤니티 카페 공간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다.

일본의 가장 장점으로 꼽으라고 하면 역시 깨끗하다는 것이다. 매번 일본을 방문하면서 느끼는 것은 내부든 외부든 너무 잘 정돈되어 이다. 친절함도 몸에 빼어 있어 언제나 유쾌한 표정으로 대해 준다. 문구점도 8층 전체에 층마다 판매되는 종류를 분류해서 잘 정리되어 있다. 매장 가장자리에는 직접 종이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재질의 종이부터 해서 완성된 문구류까지 원하는 것을 편리하게 살 수 있게 진열되어 있다. 이 문구점이 인기가 많은지 층마다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문구점을 둘러보다가, 공동전시회 오프닝 시간이 되어 도쿄 국립 신미술관으로 이동해 서울미술고와 카미야베 고고가 함께 One World 주제의 공동 전시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전시장에 본교 1학년 학생 4명과 학부모, 카미야베 고교에서는 카이 교감 선생님과 학생 5명을 만나서 인사를 나눴다. 이번 전시회는 일본 현대미술가협회가 많은 도움을 줘서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투어에 통역 등 헌신적으로 도움을 준 김병길 작가와 공동전시를 주도한 카미야베고의 카이 교감은 현대미술가협회 회원으로 만난 사이라고 한다. 도교 국립 신미술관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고 웅장했다. 학생 전시는 특별전시실에서 마련되었으며, 양국 학생의 작품을 나눠서 전시하고 학교 소개도 친절하게 부착해 두었다.

 

한일 양국 고등학생들 공동기획전 도쿄 국립신미술관

 

한일 양국 고등학생들 공동기획전 행사 참석

 

일본 현대미술가협회 작가가 주도해서 전체 행사를 진행했다. 양국 학생들과 관계자들 인사를 하고 본교 학생 작품부터 김기현 선생님 간단히 소개하고 김병길 협회작가가 통역하는 순서로 진행을 했다. 직접 참여한 학생들은 자기 작품을 직접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대해 참석 한 분들의 뜨거운 호응이 있었다. 앞으로도 일본 학생들과 공동 전시와 국제 교류, 학생 간 커뮤니티 형성은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참여 한 학생들과 학부모도 모두 매우 만족했다. 다만, 더 많은 국제교류 공동전시 등이 진행된다면 작품의 완성도나 작품에 대한 소개 부분을 좀 더 디테일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우리 학생들에게 큰 전시장에서 직접 전시하고 작품 소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공식행사가 끝나고 양국 학생들이 자유롭게 얘기하고 협회 작가들의 작품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시 작품 설명에 집중하는 미술관 방문 외국인들

 

일정보다 공식 행사가 늦게 끝났지만 서울미술고 브랜드 디자인 상품 개발에 도움이 될 만한 상품 등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Flying Tiger 판매장으로 이동해 둘러봤다. 김기현 선생님은 가격이 싸면서도 실용적이고 디자인이 독특한 게 많다고 미고디자인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면 상품 개발하는데 아이디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일정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니 9시가 넘었다. 첫 날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여러모로 배운 게 많은 뿌듯한 시간이었다. 다음날 카미야베고교와 조시비고교 등 하루에 2개교를 방문해야하기 때문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아침은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구매한 음식으로 간단히 식사하기로 했다.

일본 방문 2일째 도츠카역 근처에 있는 카미야베 고교를 오전 10시 방문해서 12시까지 미술수업 참관과 국립 신미술관에 전시 작품을 학생 3명이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35년 된 공립학교인데 학생수는 1,000명이고 그 중에 미술 진로코스를 선택한 학생들이 따로 있어서 건물 한 동에서 미술교육을 받을 수 있게 잘 정리되어 있다. 이 학교의 카이 교감이 8월 중에 서울 방문하면 이번에 통역과 가이드를 해 주신 일본 현대미술작가협회 김병길 작가님과 함께 만나서 서울미술고에도 방문 할 예정이다.

 

서울미고생 전시출품작 카미야베고 학생에게 직접설명

 

카미야베고 졸업생 출신작가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예림미술전에도 카미야베고교 학생들이 출품해서 전시하기로 했다. 상호간 국제교류를 위한 자매결연은 이메일로 충분히 의사 교환을 한 이후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 학교 카이 교감 선생님을 포함해 미술과 선생님, 영어 선생님 등이 친절하게 맞아 주셨다. 서울 외각 도시 느낌인데 학교에서 바라본 주택가 풍경이 너무 좋다. 다시 방문하면 도츠카역에서 학교까지 천천히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주변 풍경이 좋은 곳이다.

이 카미야베고의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CG수업과 드로잉 수업을 직접 참관했는데 서울미술고처럼 한 교실에 40여명이 모여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국 학생들이 방문해서 그런지 표정이 더 진지해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 두 학생이 직접 수업시간에 작품을 설명하고 일본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은 시간을 가졌다. 우리 학생이 자연스럽게 자기 작품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 일본 학생들이 진진하게 질문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서먹서먹한 것보다 유쾌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첫 방문한 우리들에게 미술실 하나하나 안내하면서 친절하고 편안하게 설명해 준 선생님들과 수업시간 편안하게 우리학생들이 작품 설명을 할 수 있게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 일본학생들에게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카미야베 고교생 본인 이름 한글로 써 환영하는 마음표현

카미야베 고교생이 만든 서울미고 관계자 방문환영 푯말

 

다음 방문학교인 도쿄 스기나마구에 있는 조시비고교로 가기 위해 다시 지하철을 탔다. 원래 일정에는 학생들은 동행하지 않은 것이지만, 학생들이 원해서 함께 가기로 했다. 지하철역에서 주택가로 한 참 걸어가야 학교가 보인다. 주택가로 걸어가는 좋은 길이 예쁘고 운치가 있어 그 나마 더운 날씨에도 즐거움을 준다. 이 학교는 미술전문 사립여고이며, 미술중학교도 있고 미술여대도 같은 캠퍼스 내에 있다. 조시비 고등학교는 조시비 미술대학과 함께 있어 학교 시설이 대학 수준이다. 2년 전 백주년이 된 학교로 최근에 리모델링했다고 한다. 서울미술고처럼 한 학년에 200명 5개 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중학교와 같이 있어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실 면적이 넓어서 한 교실에서 40명이 동시에 실기지도를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재단 소속 여자미술대학의 70%가 조시비고교 학생이 입학 한다고 한다.

학교 안내를 해 주신 미우라 영어 선생님이 친절하게 통역을 해 주셨다. 이 학교 부교장님 등 여러분들이 상세하게 학교의 미술교육과정과 미술관련 시설을 안내하고 설명해 주셨다. 실제로 수업하고 있는 소묘실, 친구들을 표지모델로 한 매거진 표지 편집 중인 수업을 하고 있는 CG실을 포함해서 회화교실, 판화교실 등 친절한 설명과 함께 두루 둘러볼 수 있었다. 학교시설이 너무 좋아서 한편으로 부럽기 하지만, 본교의 공간을 좀 더 내실 있게 구성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영감을 준 배울 게 많은 학교였다.

 

실기수업에 같은 작업복 입고 실기하는 조시비고교 학생

 

조시비고교 잡지표지를 디자인하는 수업 참관 

 

조시비고교 관계자는 교류협력도 적극적으로 할 의사를 주셨다. 조시비 고교 역시 선생님들이 너무 친절하고 학생들의 표정이 행복해 보였다. 운동장에서의 우리 학생들과 일본학생들의 즐거운 대화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서로 언어는 다르지만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한 뼘 성장시킨 시간이었으리라 믿는다.

일본에서의 1박 2일은 번개 같이 짧은 일정이지만 여러 가지로 보람이 있는 시간이었으며 무엇보다도 함께한 학생들이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해서 더 의미있었다. 이번 계기로 다양한 국제 교류의 기획가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함께 한 김기현 선생님의 꼼꼼한 준비 덕분에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귀국하는 비행기 속 몸은 피곤하지만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도 일본을 비롯해서 더 많은 국가들과 국제교류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국제적으로 다양한 학생들과 교류하고 더 큰 꿈을 품고 세계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정호영 서울미술고 행정실장  goodstar10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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